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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개인적 나와 인류라는 집단 속의 나를 동시에 이해하기

by 인생 기술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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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동차를 비교해본다. 자동차는 시동을 켜야만 엔진이 움직인다. 그러나 사람은 사실상 24시간 내내 엔진이 켜져 있는 상태다. 쉬지 않고 심장이 뛰고 혈액이 흐르고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쉬지 않고 엔진이 켜져 있는 자동차이다. 잠을 잘 때는 기어가 파킹에 맞춰져 있어 몸이 움직이지 않을 뿐이지만 엔진은 켜져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에 들 때까지 의식과 생각이라는 신비한 장치를 통해서 매 순간 선택을 한다. 앞으로 나아갈지, 이 자리에 머물지, 아니면 뒤로 갈지를 선택한다. 뛰어 갈지, 걸어 갈지도 택한다.

의식적으로 선택을 안 하면, 프로이트가 발견한 잠재의식(무의식)이 의식을 대신에서 선택을 해 준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의 하루 활동 중에서 약 90% 이상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무엇을 쳐다보거나 원치 않는 생각들이 떠오르거나 보이는 것마다 먹고 싶은 생각이 잠재의식의 선택과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사람이라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은 의식과 잠재의식이라는 두 가지의 힘이다. 의식과 잠재의식이 두 가지의 별개의 힘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힘이 두 가지로 나누어 작동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잠재의식이란 결국 오랜 세월 동안의 의식적인 선택이나 활동이 패턴화 되어 몸에 체화된 프로그램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더 이상 의식적으로 새로운 선택을 할 필요가 없을 경우, 잠재의식에 패턴으로 기록되고 매번 의식의 간섭 없이도 자동적으로 활성화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모든 잠재의식의 선택도 과거에 내가 내린 의식적인 선택의 결과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내가 내린 무의식적인 행동을 분석해 볼 때, 상당 부분은 과거의 나의 경험이나 교육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간혹 어떤 무의식적인 행동들은 아무리 분석해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일부 철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전체 인류의 과거 경험(칼 융의 집단 잠재의식)이나 나의 조상들의 경험이 나의 잠재의식에 유전되어 있다고 한다. 즉 나의 어떤 무의식적인 행동들은 나의 과거와는 무관하게 나의 몸에 유전자의 형태로 입력되어 있고 나의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권투나 축구 경기를 볼 때 광분하는 군중의 반응이 나의 잠재의식에도 각인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남의 아픔을 고소하게 여기는 태도나 뒷다마도 인류 전체의 집단 무의식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나의 직접적인 체험으로 형성된 나쁜 버릇은 최소한 나의 의식적인 깨우침과 노력을 통해서 고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직접적인 삶과 관계없이 나의 살과 뼈에 무의식적으로 각인된 전체 인류나 조상들의 부정적인 태도 패턴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만약 나의 의식이라는 안테나에 잡히는 10가지의 부정적인 무의식적인 습관이 있는데, 그중에서 5개는 이해가 되고 나머지 5개가 이해가 안 된다면 후자를 인류 전체의 집단적인 문제이거나 내가 모르는 조상의 문제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가 되건 되지 않건 10가지 모두 나의 몸인 자동차에 고장 상태로 나타난다. 해답은 개인적인 나와 전체 인류의 일부인 나를 동시에 이해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너무 나라는 개인적인 경험에만 의존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전체 인류 속에서 나의 위치를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류 전체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여기고 책임지려는 자세가 있어야만, 내 몸속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집단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처리하게 된다.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것은 결국 전체 인류라는 집단 속에서 나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또한 나는 인류의 부분이기 때문에 나의 문제를 먼저 고쳐야만 전체 세상의 문제를 고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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