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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너무나 인간적인

by 인생 기술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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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 힘들다고 말한다. 힘겨운 인간관계나, 중한 질병 또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마음이 편치 않고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 텔레비전에서 가끔 자연인이란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도 살지 않는 깊은 숲 속에서 세상을 버리고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굳게 닫힌 마음을 느껴 보게 된다. 사람은 힘들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탈출구를 찾는다.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도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마음을 굳건하게 다져서 힘든 상황을 극복해 보려고 한다. 누구나 살면서 느껴 보지만, 사람에게는 뭔가 좀 더 나은 상태를 추구하는 이성적인 부분과 반대로 몸과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중력과도 같은 감정적인 부분이 동시에 작동한다. 그리고 늘 감정적인 부분이 승리한다.


힘든 순간에 억지로라도 웃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미국 심리학의 초창기 대부였던 윌리엄 제임스의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감정이 앞선 다음 행동을 한다. 그러나 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사람이 억지로라도 행동을 먼저 해보면 감정이 따라온다는 역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힘든 마음과 감정의 상태에 놓여 있을 때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기 등 뭔가를 행동에 옮기면 불편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논리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적용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이 매우 커다란 상실을 겪거나 심각한 중병에 걸리면, 아무리 마음을 달래기 위한 행동을 해 보아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자신의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아플 때는 어떤 인생의 공식이나 지혜, 조언도 공허하게 들린다. 처절하게 울고 싶은 사람에게 웃으라고 할 수는 없다. 마음은 엄청난 황폐함을 맛보고 있는데 마치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행동할 수가 없다. 도덕이나 윤리, 사회성도 지키기가 어려울 수 있다. 정말 인간적인 상태가 무엇인지 묻게 된다.


사람은 아무리 힘들어도 주변 사람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괜찮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괜찮지가 않다. 엉엉 울고 싶고, 세상을 부정하고 싶을 때도 있다. 왜 나에게 이런 힘든 일이 일어나는지 묻지만, 대답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산책을 해 보라고 권하거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식의 조언이나 결심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연인 단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그냥 나만의 조용한 공간을 찾아서 마음껏 울어보고, 분노하고, 세상이 무섭거나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오면 마음껏 무섭고 두렵다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거 없는 논리를 내세워 억지로 자신의 아픈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를 필요가 없다. 누구도 나의 아픈 마음을 대신 느껴줄 수도 없다. 어차피 인생의 시계는 돌아간다. 마음이 힘들면, 힘든 마음 그대로를 받아주고 표현해야만 조금이라도 해소가 된다.


인간이 동물보다 고상하다는 믿기 어려운 마법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요하다. 동물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다. 오직 인간만이 아픈 감정을 억누르고 마음에 담아두고 힘들어한다. 인간이나 동물과 식물의 모든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특이한 유전자를 가진 에너지 공장이 있다. 모두 햇빛, 공기, 산소, 물을 이용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인간만이 별도의 감정 해소장치를 가져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 세상에서 누가 건강하지 않거나 행복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애쓴다고 당장의 인생행로가 바뀌지 않는다. 애쓴다고 생길 병이 안 생기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내가 원치 않아도 변한다. 변하는 환경을 붙잡으려는 의지를 경계하는 편이 좋다. 그냥 살면 된다. 똑똑한 몸과 정신이 알아서 한다.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가급적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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