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가공된 음식과 가공된 생각

by 인생 기술 2023. 12. 17.
반응형

인간도 자연에서 태어났지만, 숲을 떠나 도시를 건설하고, 자연과 대비되는 인공(artificial) 문화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4%가 동일하지만, 인간은 침팬지의 지능을 월등하게 뛰어넘는 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 1.6%의 유전자 차이로 인간과 침팬지 사이에는 두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인간이 아프리카 사바나 숲을 떠나온 이후, 자연적인 식재료뿐만 아니라 가공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원래 자연에서 채취한 먹이를 수십만 년간 먹어 오던 인간이 수백 년 전부터 가공된 음식을 먹기 시작함에 따라 동물들에게는 흔하지 않은 갖가지 병을 겪고 있다.


또한 인간은 자신이 실제 겪은 경험과 간접경험, 그리고 머릿속에서의 상상력을 결합하여 가공된 생각을 만들어 낸다. 침팬지나 동물들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어떤 위협도 지나가면 바로 잊어버린다. 그러나 인간은 외부에서 유입된 기본 정보를 바탕으로 머릿속에서 엄청난 생각을 가공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과거를 잊지 못하고 동시에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서 생성된 예측, 상상, 기대감에 따라 현실을 재해석하거나 분석한다. 사람은 날개 달린 새를 보고, 머릿속에서 인간에게 날개가 달린 천사를 상상한다.


인간의 상상력과 생각의 가공 능력은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이나 시각으로 축소 또는 왜곡할 수 있는 능력은 역설적으로 문명이나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과도한 가공된 생각 능력은 동물과 비슷한 제한적인 신체 능력을 가진 인간의 삶을 왜곡시킬 수 있다. 몸이 이행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결심을 만들어내는 것이 좋은 예이다. 작심삼일이란 말처럼, 사람의 결심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머릿속 생각 가공 공장에서 인간의 신체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결심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똑같은 질병에 대해서도 의사가 생각하는 질병이 있고, 환자들이 생각하는 질병은 다르다. 환자들은 자신에게 중병이 닥치면 그러한 병을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두려운 생각에 휩싸이게 된다. 실제로 암이나 중병에 걸렸을 때, 두려워하는 환자의 마음이 회복을 더디게 한다고 한다.


인간의 상상력과 생각 가공 능력은 절대적 진리마저 상대화 시키려고 한다. 그런 노력의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질병이나 죽음에 대한 태도이다. 이 자연계에서 오직 인간만이 병이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한다. 동물들은 통증을 느낄지는 모르지만, 병이나 죽음에 대해 인간처럼 고민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사람을 포함하여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서 늙으면서 병이 들고 언젠가 죽는 것이 불변의 절대적 진리이다. 생명체에게 당연히 다가오는 질병이나 죽음을 피하려고 하고, 두려워하는 것 자체가 인간이 가진 생각에 대한 가공 능력 때문이다. 자연적인 음식 대신 가공 음식을 많이 먹게 됨에 따라 육체적인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명 연장만큼 육체적인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수용 능력 대신, 머릿속에서 가공된 생각에 따라 판단하고, 억측하고, 기대하며 살아감에 따라 정신적인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이 던지는 의미는 매우 깊다. 가공된 음식과 가공된 생각을 버리고, 자연에서 채취한 그대로의 음식을 먹고, 있는 그대로 세상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위한 첩경이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현실과 유리된 판단을 하게 되고, 불필요한 생각의 회전목마를 계속해서 타고 돌게 된다. 자연을 떠나서 가공된 생각의 생산 능력을 통해 이룩한 문명이나 과학 발전의 대가가 너무 크다. 인간의 신체와 정신이 그만큼 휘둘리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온 우주에 적용되는 절대 불변의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 정신을 해방시키고, 나아가 육체적 건강을 회복하게 한다. 바로 사람도 태어나서 있는 그대로 세상을 느끼고, 질병과 함께 노화를 거치다가 언젠가 이 지구를 떠난다는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나치게 오래 살려고 불필요하게 애쓰지 않고, 오늘 하루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자세이다.

반응형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치유  (0) 2023.12.24
위험한 과잉진료(책 리뷰)  (2) 2023.12.21
빵과 과자 줄이기  (4) 2023.12.08
소식과 생각 줄이기  (2) 2023.11.20
마법은 없었다(책 리뷰)  (0) 2023.11.18

댓글